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창작카페 벙커) 인터뷰
대흥동에 있는 소극장 커튼콜의 로비 공간이 ‘창작카페 벙커’로 탈바꿈 했다. 로비의 기능을 넘어, 앞으로 청년예술가들의 모임 공간으로 확장한 곳이다.
Q: 선생님 소개와 나무씨어터의 벙커라는 공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명옥: 저는 나무씨어터 연극 협동조합의 공연교육이사 남명옥입니다. 20년 넘게 대전 지역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나무씨어터와 활동하면서 연극배우뿐만이 아니라 연출 그리고 직접적으로 우리 극단이 운영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어요. 이곳은 ‘창작카페 벙커’라고 소극장 커튼콜의 로비 공간을 이렇게 조성한 상태예요. 공간을 확장하고 또 이렇게 보수 공사를 해서 우리 벙커라는 이름과 어울리게 안전하고 따뜻하고 오붓한 뭔가를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Q: 공간에서는 어떤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나요?
남명옥: 공간이 다 만들어지고 벙커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15명 정도 되는 청년예술가들의 모임을 처음 함께 했어요. 이 자리에서 열린 청년예술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가 이곳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형성해볼까?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우리 스스로 한번 자립적으로 해내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공연이라는 것은 사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원으로 만들어지는 컨텐츠잖아요. 예술가들이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 예술세계에 대한 것에 자리를 잡아가고, 협업의 과정에서 굉장히 좋은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하게 됩니다. 시작은 미약할 수 있겠지만 이 시장을 통해서 조금 더 젊은 친구들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 되리라라는 생각을 해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 네트워크의 시작이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Q: 이 공간이 청년예술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남명옥: 사실 소속 극단이 있는, 소속 단체가 있는 예술가들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프리랜서 활동을 하거나 졸업 후에 그런 기회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또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협업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어요. 저는 이제 40대 중반이 되는 중견배우이지만 제가 20대 30대를 겪어온 시간 동안 기회에 목말라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지금 원도심을 중심으로 청년예술가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들이 저의 그 시절처럼 기회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함께 만들기 시작한 거거든요.
Q: 예술가들이 벙커에 모이면서 어떤 협업이 이루어질 것 같나요?
남명옥: 니즈를 들어보니,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를 만나보고 싶어요.”, “나는 배우지만 기획을 해보고 싶어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만남이 필요해요.” 이런 얘기가 많았어요. 이번에는 그들의 네트워크, 그들의 아이디어 제안 그리고 공연의 시도 정도 까지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성과가 대단히 좋지 않더라도 이 첫 걸음의 과정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 하거든요. 그게 안에서 단단해지고 한해 거듭하면 좀 자립적인 예술 컨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역 거점의 젊은 아티스트들의 커뮤니티 거점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있어요.
Q: 이 공간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유가 되고 있나요?
남명옥: 그렇게 할 수 있죠. 청년거점지원사업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볼 때는 그러한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원 사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예술가들의 네트워킹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은 누굴 위한 것이냐. 예술가와 예술가가 거주하는 거점공간이 형성 되면 보러 오는 관객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건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확산되는 과정을 충분히 지속적으로 지원 하고 뒷받침 해줘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예술적 공간들, 예술적 네트워킹은 자기들끼리 즐기려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 나누고자 하는 것. 결국은 그게 지역에 환원 될 수밖에 없어요.
Q: 현재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청년거점공간지원사업을 받고 있는데요, 그 지원 사업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라던가 개선되었음 하는 점이 있나요?
남명옥: 지원 사업을 받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쪽 부분에 필요한 자금도 쓸 수 있게 해주면 오히려 정산도 훨씬 더 깔끔할 텐데 왜 이렇게 한정을 해놨을까. 사무집기류가 이 공간에 필요로 한 것이라면 이것 역시 지원 사업에 필요한 영역으로 열어 놔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인건비 부분에 있어서 참여하는 청년예술가들의 지원은 훨씬 더 확정 해 놓고 퍼센트를 써야하지 않을까요. 공간조성에 퍼센트를 정해놓고 있어요. 그건 좋은데 예술가들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개념의 것도 정해두면 어떨까. 이 지원금이 잘 못 써진다거나 그런 일이 없도록 공간은 확실하게, 사무집기까지 그 공간에 있도록 해주고 또 예술가들에게는 사례가 지급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주면 참여자들에게 그리고 공간조성에 훨씬 더 이득이 되는 예산배분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청년거점지원사업을 조금 더 세세하게 예산 규모를 정할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죠. 훨씬 더 실질적인 예산 지원규모를 꾸릴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잘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공간을 운영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남명옥: 이 공간의 전의 모습을 보면, 앉아서 기다리기가 싫은 공간일 수도 있어요. 불편한 공간일 수도 있거든요. 근데 지금은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 들잖아요. 이렇게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이렇게 뭐 만들고 하는 모습들을 쭉 지켜보면서 공간의 변화가 저한테는 가장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렇잖아요. 그 공간이 자꾸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되어야지 너무 불편한 공간이 되면 안 되잖아요. 아, 이게 얼마나 사람 살게 하는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을 깨끗하게 청소만 해놔도 좋은데 이러게 예쁘게 꾸며 놓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공간의 변화는 사람도 변화시킬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그 부분이 저는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