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방 인터뷰

대전문화의 거리에 있는 ‘문과 방’, 이곳은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청년거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복합문화공간이며, 작업실 겸 오픈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다.

Q: 자기소개를 하신 뒤에 각자 이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세 : 3월에 이곳에서 ‘문과 방’이라는 이름으로 한 첫 번째 기획전시 ‘버퍼링하기’가 있었어요. 두 분은 작가로 참여를 하고, 저는 코디네이터로 일을 돕다가 간간이 ‘문과 방’에서 하는 세미나나 워크숍을 참여했었습니다. 그러다 ‘문과 방’ 두 번째 전시를 할 때 저희들 세 명이 같이 기획자가 되어서 작가들을 공모하는 큰 기획을 하게 된 거죠. 저는 유급자로 일을 돕고 기획자로 계속 함께하게 된 겁니다.

기경지 : 작년에 처음에 이 공간에 들어왔죠. 작업실 겸 오픈 갤러리로 열었었어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상호를 ‘문과 방’으로 변경했어요. 저희가 청년이기도 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컨텐츠도 예술이라고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예술을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것 같아요.

김나현: 저는, 공유 공간 겸 스터디 공간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소모임이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생각도 공유하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Q: 예술가들이 함께 이곳에 모여서 협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모세 : 문화·예술 종사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좀 적은 편인 것 같아요. 문화·예술을 하고 계신 분들보다도 일반 시민분들 직장인분들도 많이 오시고 학생들이 참여하시는 걸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기경지 : 또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저희가 더 지향하는 바이기도 한 것 같아요. 더 다양한 곳에서 오시고.

Q : 이번에 청년 거점 공간 지원 사업을 받고 계시는데 혹시 지원 사업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있거나 좀 더 개선됐으면 하는 점에 대해서도 얘기 해주실 수 있나요? 마음껏 얘기 해주시면 됩니다.

모세 : 청년공간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 임대료 일부를 지원해주셔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인건비도 지원이 되지 않으니까 공간운영자들은 빚져서 마이너스 상태이거든요. 몇 해 전에 많이 언급되었던 ‘열정 페이’와 맥락이 겹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옆에서 조력자로 일을 도와드리는데 ‘나는 유급비를 받는데 실질적인 운영자들은 유급비 조차 받지 못 하는 게 이거 진짜 큰 문제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공간마다 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어떤 분들은 푸드트럭 조합하시고, 공연 쪽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공방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공간 성격에 따른 편성도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해요. 공간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아서 사업비를 사용하는 데에도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또 다른 문화공간들이랑 연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번에 전시를 하는데 작업설치를 위한 단상이 필요했어요. 사업안에서 재산성이 있으면 안 되서 단상구입은 안 되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단상을 만들어야 하니까 미치겠는 거예요. 아니면 대여를 해야 하는데 대여해주는 곳이 없어요. 하지만 문화재단 쪽이나 예술가의 집 같은 경우는 분명히 있고, 지금 전시를 하지 않는다면 연결해서 잠시 대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경지: 정말 안타깝지만 이런 지원 사업들도 되게 좋은 콘텐츠고, 사자센터 직원 분들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 많거든요. 근데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시와 연결 돼서 다 결과 위주 성과 위주로 가는 게 보이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청년을 위한 사업이라고 한다면 그 사업 자체가 일단 근본적으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맞지를 않거든요. 사업이 기성작가들이나, 다 할 줄 아는 사람들한테 돈 조금 보태주는 정도지 청년들의 시작을 돕는 그런 의미로써는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사업 자체가 직업이나, 자기 일이면 모르겠는데 ‘한번 공유를 해보고 싶다’라는 좋은 마음의 취지에서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인건비 책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거점공간을 유지시키려면 무조건 어디서든 수익이 나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상태로는 지속이 힘들 것 같아요.

Q: ‘문과 방’에서 활동을 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모세 : 저희도 청년이잖아요.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지역 청년 작가들이나 대학생 작가들이 공모에 참여하기를 바라서, 우편도 발송하고 학교에도 붙이러 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전 포스터가 남아있는 둥 관심이 없더라고요. 심지어 외국인 태국 작가도 연락을 주셨는데 대전지역은 청년작가 한 분 빼고는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없었어요. 적은 지원금과 열악한 시설, 더해서 기획자들도 어리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래도 제가 감동받았던 부분은 근데 그런 저희들을 믿고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정말 깊이 고찰을 해서 공모에 같이 전시를 하게 된 분들과 만났을 때에요. 그리고 지금이 가장 힘들고 벅찬 시기인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사업하면서 도망치고 싶었거든요. 오늘 나가지 말까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기경지: 저희 공간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