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짬마을도서관(별별공작소) 인터뷰
알짬마을도서관은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독서뿐만 아니라 마을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동체공간입니다.
Q : 알짬마을도서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진 : 예전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올해에 석교동으로 이사 오면서 마을 안의 공동체 활동에 일반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마을도서관은 다양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을 같이 돌보는 역할을 하는데, 그 아이들이 청년이 되었을 때를 위한 보금자리나 공간들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 알짬마을도서관 보다는 지금 옛 장수경로당을 바꿀 계획으로 진행중인건가요?
김영진 : 네, 알짬마을도서관 건물이 따로 있고, 마을 안에 오래된 경로당 건물이 있었는데, 너무 낡아서 그 안에 있던 어르신들이 맞은편에 새 건물로 이사를 가셨어요. 옛날 장수경로당 공간이 비어있게 된 거죠. 이 건물의 소유권이 대전시에 있는데 마침 이 건물을 마을청년공간으로 활용할 단체를 모집했던 거예요. 그래서 알짬마을도서관이 마을 청년들하고 같이 이 공간을 청년공간으로 꾸미고 운영하게 된 거죠.
Q : 그러면 아직은 그 공간이 운용되고 있지는 않은 건가요?
김영진 : 아니요. 9월 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 그리고 지상 1,2층 총 3개의 층인데, 한 층에 5평,6평 정도로 협소해요. 예전에는 1층에 할아버지들 2층에 할머니들 이런 식으로 썼었는데, 지금 1층에서는 마을화폐 환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2층은 마을에 있는 청년들하고 같이 청소년 마을학교나 청년공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청년들이나 청소년들 혹은 마을 주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마을 공간을 꿈꾸고 있고, 그 안에서 청년들이 지역의 주체로 마을에 관심도 갖고 사람들하고 관계도 맺어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Q :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몇 명 정도 활동하고 있나요?
김영진 : 개인적으로 제가 쉐어하우스에서 청년들하고 같이 살고 있는데 저를 포함해서 4명 정도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거기에 더해서 알짬마을도서관에서 성장한 청년들이나, 지금 알짬마을도서관에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 하고 같이 해보려고 개방적인 구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Q : 현재 그 공간이 청년들에게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영진 : 마을 안에 있는 모든 주민들을 생애주기별로 나누어 봤을 때, 어린이들과 청소년이 있고, 청년들이 있고, 그다음에 30-40대 부모님세대, 50대 이상의 자녀들을 어느 정도 키우신 마을의 어르신 분들이 있겠죠. 전체 세대 중에 유일하게 자기공간이 없는 세대가 청년들이에요. 어르신은 기본적으로 노인정이라든지, 경로당 등 여러 가지 마을 안에 머물 수 있는 곳이 있으시고, 부모님 세대는 본인들의 자녀들이 이 마을에 계속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있으시잖아요. 그리고 그 아이들과 청소년들도 마을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학교나 주변의 도서관이나 여러 가지 머물 공간이 있거든요. 그런데 청년들은 학교도 마을 밖에서 다니고, 일도 마을 밖에서 하고, 자녀가 있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청년들이 좀 머물 수 있는 공간,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Q : 석교동에서 청년들이 마을 주민 분들과 함께 협업으로 하는 일이 있나요?
김영진 : 저희 마을은 주민이 주민을 돕는 ‘석교마을N사람 사회적협동조합’이 있어요. 주민 분들이 마을 안에서의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시는 건데, 그 단체에서 이번에 공유마을 사업으로 마을 순환경제를 고민하는 마을화폐를 추진하셨거든요. 저희 청년들은 그렇게 크게 도와드린 것은 없는데, 그 과정에서 마을화폐를 쓸 수 있는 가게들을 온라인 지도로 볼 수 있게 만들어드린다거나, 아니면 다들 바쁘시니까 환전소 운영하는 것도 같이 도와드리거나 조금씩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 공간에서 일어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김영진 : 예전에 그 공간이 경로당이었잖아요. 거기가 기름보일러를 쓰는데 그 기름보일러 안에 기름이 어느 정도 차 있었어요. 근데 그 공간을 안 쓴지 거의 1년이 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이 공간이 다시 활용되는 것을 보고 들어오시더니 자기가 옛날에 장수경로당 보일러의 기름을 채워놓고 갔었다고, 그 기름 값 7만원을 내놓으시라고 (하하). 그리고 또 1층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다 보니까, 어르신들이 환전소라는 플랜카드만 보고 옛날 돈 바꿔주시는 줄 알고 옛날 돈 바꾸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환전소가 아니다. 마을화폐 환전소다 설명도 드리고 얘기도 나눴었던 에피소드들이 있네요.
Q : 마지막 질문인데요,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어떤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김영진 : 이 공간은 마을 공간이기 때문에 그 공간이 지속성을 띄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2년 정도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는 확신이 좀 있어야 장기적으로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 계약단위가 1년이라서 12월 달 즈음에 내년에 이 공간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심사를 해야 해요. 시 건물이고 하니까 심사를 받고, 재평가 받는 것은 당연한 건데, 주민들이 혹은 마을의 청년들이 이 공간을 조금 계획적으로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그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