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푸드트럭 협동조합 인터뷰
동구 인동시장에 위치한 푸드트럭협동조합. 이곳에서는 푸드트럭에 대한 멘토링과 네트워킹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인동시장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공간이기도 하다.
Q: 대표님과 공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윤관: 저는 청년푸드트럭협동조합 이사장 김윤관입니다. 저희 청년 푸드트럭협동조합은 정관상 대전, 세종, 충남 지역의 청년 푸드트럭 사업자들을 위한 협동조합입니다. 행사를 유치해서 참가할 수 있게 해주고 서로 도와주고 공유하는 그런 협동조합입니다. 이 공간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제가 푸드트럭을 한지 한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얼음, 우유, 박스 등 놓을 곳이 없어서 매일 저희 집까지 올렸다 내렸다 했어요. 지금도 많은 푸드트럭 친구들이 집에서 이런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창고로 쓰기도 하고 교류도 하는 공간을 만드는 거죠. 그렇게 이 공간이 탄생되었고, 다만 이게 우리끼리만 쓸 순 없으니까, 대전 시민이나 대전지역 청년들한테 같이 함께할 수 있게, 특히나 대전지역에서 푸드트럭을 희망하는 청년들한테 멘토 역할도 해주고 조리 교육도 해주는 창업 공유 공간, 푸드트럭 창업 플랫폼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이렇게 만들었어요. 엄밀히 말하면 어떻게 그냥 창업이 이루어지는 마실, 사랑방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죠.
Q: 위치를 동구 인동으로 잡은 이유가 있나요?
김윤관: 제가 도심 활성화 사업이랑 그동안 많은 원도심 활성화 단체나 기관들이 시도하는 걸 봐 왔는데요, 다 실패했어요. 왜냐하면 지속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커피를 팔라고 해도 여기서 팔면 커피가 안 팔리거든요. 그러면 도심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건 원도심이 아니잖아요. 근데 푸드트럭은 상황이 달랐어요. 우리는 돈을 여기서 버는 게 아니고 우리는 어디를 가나 상관이 없었던 거죠. 어차피 돈을 여기에서 버는 것이 아니니 인동으로 가보자. 어떻게 보면 인동 시장 자체가 우리 아버님 세대들의 어떤 삶의 터전인데 어떤 집안의 몰락과 시장의 몰락 궤도가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이 시장을 조사했는데, 역사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갖고 있는 문화, 역사적 컨텐츠라는 이야깃거리가 너무 많아요. 근데 그거를 광주에 있는 송정역 야시장처럼 담기만 한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푸드트럭도 깔고, 프리마켓도 하고 공연도 하고 이럴 계획으로 시작되었습니다.
Q: 공간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김윤관: 지금 현재는 푸드트럭 창업 멘토링이구요, 단발성으로는 저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커피 바리스타 무료 교육을 하고 있어요. 요거를 좀 정기화해서 제대로 된 커피 하는 사람들을 키우고 싶어요. 저기 안쪽에는 조리 시설들이 있어서 일단 커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메뉴별로 저희 협동조합에 셰프님들이 꽤 계세요. 한 4~5분 정도 되는데요, 그런 분들을 통해서 창업을 원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Q: 일반 시민분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아직 사용을 안 하고 계신 건가요?
김윤관: 몰라서 그렇죠. 공간 입구에 쓰여 있거든요. 대전 시민 누구나 올 수 있는데, 아직 홍보가 잘 안 돼서 오시질 않죠. 앞으로는 커피, 여기가 동구 인동의 활성화니까 동구넷 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동구 구민 중에 바리스타 교육을 원하시는 분들을 모아서 돈을 받지 않고 내가 커피 수업을 공짜로 해주는 대신 인동에 올 때마다 먹을 것이든 물건이든 하나씩만 사주셨으면 해요. 만두를 사든, 쌀을 사든, 슈퍼에서 1000원짜리 과자를 사든, 하나만 인동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됩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교육비인 거죠.
Q: 이 공간을 사용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이 갖는 의미가 있을까요?
김윤관: 이게 푸드트럭이라는게 정말 외로운 일이거든요. 진짜 고독한 일이예요. 그래서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돈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심리적인 것이 엄청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여기는 이 친구들의 마음의 고향. ‘나 청년푸드트럭협동조합이지.’, ‘미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선배님들도 저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그런 것 같아요. 심리적으로 우리가 갈 곳이 있다는 것이 가장 커요.
Q: 이 공간에서 멘토링도 받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협업도 발생하곤 하나요?
김윤관: 그렇죠. 저희가 어떻게 보면 협업이죠. 푸드트럭은 혼자 있으면 힘이 없어요. 두 대도 힘이 없어요. 푸드트럭 10대만 생기면 어느 곳이든 행사가 돼요. 아무리 허접한 행사여도 푸드트럭 10대를 깔아 놓으면 행사가 되는 거죠. 푸드트럭의 힘은 우리가 협업하는 순간 시너지가 두 배가 아니라 10배 100배가 되는 것 같아요.
Q: 지역과 어떻게 협업을 하고 있나요?
김윤관: 저희가 하고 있는 것은 정기적으로 노은역에서 나눔 행사를 하고 있어요. 유성구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과 노은역에서 정기적으로 캠페인을 열어요. 근데 그냥 캠페인을 하면 청소년들이 반응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거기서 음식을 나눠주는 거죠. 지역에서 저희를 찾아주는 큰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나눠야 한다 생각해요. 혜택만 받고 딱 끊어버리면 그게 순환이 안 되잖아요.
Q: 청년 거점공간 지원사업을 받고 있는데요,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아쉬웠던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을까요?
김윤관: 많죠. 지금 의자도 제 돈으로 산 거예요. 저것도 다 제 돈으로 산 거죠. 이 공간에 투입된 돈 중에 3분의 1은 제 개인 돈이었고요. 3분의 1은 조합 돈이고, 나머지는 지원금이었어요. 공간이 생기려면 디자인도 필수라 생각해요. 공간이 예뻐야 사람들이 오잖아요. 근데 의자도 못사는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말이 안 된다 생각해요. 물론 의도는 알겠어요. 워낙 그 지원금 자체를 이용하고 그거에 대한 방지책으로 한건 인정해요. 그렇다보니까 좀 어려웠어요. 이 공간 공사에 대한 부담을 저 친구들한테 주기 어려워서 하루에 한 팀만 오라고 했어요. 매일매일 두세 명씩 작업을 한 거죠. 다 끝나고 보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 거예요. 근데 구입은 해야 하고. 지원금에서는 쓰면 안 된다 그러고. 그래서 많이 힘들었죠.
좀 어려운 문제이긴 한데,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제도는 가이드라인이고 핵심은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은 사람에 대한 믿음은 없는 것 같아요. 사업을 할 때 그런 부분은 좀 여유를 줬으면 좋겠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어요. 어떤 사람은 지원금을 어떤 방법으로든 돌려받거든요. 제도가 아무리 타이트해도 반드시 막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결국은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타이트하게 봤으면 좋겠어요. 사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거죠. 결국 대표나 단체의 구성원들이 활동하는 것만 봐도 딱 알거든요.
Q: 마지막으로 공간을 운영하면서 즐거움이나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김윤관: 함께하는 협동조합 안에서 척척 성장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명단에 보시면 11번인데, ‘크레페 홍’이라고 크레페를 만드는 젊은 친구예요. 그 친구가 작년에 청주 축제에서 만나서 제가 협동조합으로 불렀어요. 그 친구가 달밤소풍 행사 때 엄청 컸죠.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올해 밤 도깨비 시장에 들어갔어요. 우리를 못 만나 줄 정도로 성장했어요. 저는 이 친구를 발굴하고 행사도 함께 다니고 공간에서 멘토링도 하면서 뿌듯했어요. 제가 생색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이 조합의 연합으로 인해서 젊은 친구들이 성장한다는 모습을 보는 게 그게 제일 뿌듯한 것 같아요.